2019년 12월 12일에 코로나 19가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발생하였고 2020년 1월 20일에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고 벌써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처음에는 이전의 메르스나 신종 인플루엔자처럼 단기간에 잠잠해지거나 백신이 나올 줄 알았지만, 사태는 점점 더 심해져서 사회적 거리 두기의 단계는 점차 격상되었다. 그러는 와중에 나는 2020년 7월 20일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다.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군대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력히 시행하는 것을 보고 이 현상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서 자대배치를 받고 병영도서관에 가서 이 현상과 관련이 있는 책을 알아보다가 Uncontact라는 책을 발견했다. 부제에 Uncontact가 사실은 더 많은 연결을 위한 새로운 시대 진화 코드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더욱 의문이 생겨서 읽게 되었다.
Uncontact란 비접촉, 비대면, 즉 사람과 직접 연결되거나 접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에겐 사람과의 연결과 접촉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부정하는 것이 Uncontact이다. 책에서는 크게 3가지 유형의 Uncontact들로 나누어서 분석하고 있다.
첫 번째는 일상에서의 언컨택트이다. 하나의 사례로 마스크 키스를 들 수 있다. 2020년 2월 20일, 필리핀의 도시 바클로드에서 220쌍의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결혼식 내내 마스크를 썼고, 가장 중요한 순간인 키스를 할 때도 마스크를 쓰고 했다. 코로나가 위험하다고 해도 인류가 가진 문화와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꿔버리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물론 예방적인 차원에서 이렇게 결혼식을 행한 것은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방안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예방수단이지 코로나에서의 결혼식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사례로는 악수의 거절이다. 2020년 3월 2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회의실에 들어오며 먼저 앉아 있던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에게 악수를 청했다가 거절당하는 일이 있었다. 악수를 거절하는 건 무례한 행동이지만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악수가 불가피하게 거절당한 것이다. 이전이었다면 당연했었던 악수 같은 전통적인 문화가 전염병 하나 때문에 당연하지 않게 되는 것이 놀라웠다.
두 번째는 비즈니스에서의 언컨택트이다. 재택, 원격근무로 예를 둘 수 있는데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는 이미 20세기 후반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퍼지기 시작했으나 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재택, 원격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재택근무를 비효율적으로 여기고 무엇보다 만나야 일이 된다고 보는 한국식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은 그런 문화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를 강행시켰다. 코로나 상황이 발생하기 전부터 재택근무가 있었지만, 코로나가 당긴 방아쇠가 재택근무라는 사회 기조의 확산을 촉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증강현실로 쇼핑하고 혼합현실로 일하는 시대의 도래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 중 하나인 VR, AR은 Uncontact 시대가 되면서 그 필요성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혼합현실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융합해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기술로써 다양한 기업들이 선보이고 있다. 2019년 7월, 구찌는 IOS 앱에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신발 피팅 서비스를 선보였다. 앱에서 신발을 고른 후,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의 발을 비추면 신발을 신은 모습이 화면에 나타난다. 매장으로 가서 사람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앱을 이용해서 착용이 가능한 시대가 온 것이다. 구글은 증강현실을 이용한 구글 글라스를 선보였고, MS는 혼합현실을 이용해서 홀로렌즈를 개발했다. 코로나 이전보다 이후에 더욱 유용한 기술이다 보니 많은 기업이 참여한다고 생각한다. 이 기술이 계속 진보되어서 현실 같은 가상현실이 개발되면 좋겠다.
세 번째는 공동체에서의 언컨택트이다. 더 심화된 그들만의 리그와 양극화가 첫 번째 사례이다. 언컨택트 사회의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끼리끼리 모이는 것인데 서로 비슷한 수준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 간의 관계에 집중하는 것이다. 우린 이미 부와 지위, 개성과 취향에 따라 폐쇄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문화를 갖고 있지만, 코로나에 의해서 이런 문화는 양극화를 극대화한다. 일반 백화점 전체의 매출과 백화점 출입객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고급 백화점과 명품 브랜드의 프라이빗 서비스의 퍼스널 쇼퍼 예약률은 코로나 이후 오히려 높아졌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에도 빈부격차는 있었지만, 이후에 더 심해졌으니 정부가 어떻게 해결할지 의문이 든다. 두 번째 사례로는 느슨한 연대와 언컨택트 사회이다. 느슨한 연대는 SNS에서 퍼지면서 진짜 사회적 관계가 아닌, SNS에서 클릭 한 번으로 친구가 되는 현상에 의해서 나온 말이다. 가족, 직장, 인맥은 끈끈한 연대로 믿어졌지만, 세상은 바뀌고 관계 때문에 직장, 조직문화가 이어지는 것은 줄어들었다. 코로나에 의해서 집단문화가 줄어들고 개인적인 문화가 증가한 것이다. 군대는 집단문화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현상에 의해서 지금의 군대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Ucontact라는 책을 읽고 일상, 비즈니스, 공동체에서의 언컨택트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알게 되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이런 당연한 것이 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Contact를 하기 위해서 4차 산업혁명의 VR, AR 같은 기술이 진보되고 그 외에도 Contact 하기 위한 수단들이 강구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기술들이나 수단들이 아무리 진보해도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Contact 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군대를 예로 들면 평소에 생활관에서 같이 생활하고 화장실, 병영식당 등 접촉을 해야만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이전에 지휘통제실에서 화상통화 같은 서비스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군대에서 직접 만나서가 아닌 통신 서비스를 이용해서 회의한다는 것은 코로나가 아니라면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는 괜찮지만 이런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군대라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가 끝나도 또 다른 강한 전염병이 유행하게 될 수도 있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 계속 생각해봐도 해결 방법은 모르겠지만 언젠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서 이후에 이런 일을 겪게 되더라도 잘 대처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